34년간 함께했던 법복 벗는 최종한 대구지법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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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4-01-19 16:11 조회 964회 댓글 0건본문
최종한(77.법학)
제26회 사법시험 합격(연수원 19기)
1990 대구지법 김천지원 판사
2005 전주지법 남원지원장
2007 사법연수원 교수
2009 서울중앙지법
2019 대구지법 부장판사
청송지본(聽訟之本)은 재어성의(在於誠意)요, 성의지본(誠意之本)은
재어신독(在於愼獨)의 자세로 34년간 공정한 재판에 임해
재능기부 통해 주변과 뒤를 돌아보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삶 실천
법조인은 그 자체로 귀하고 존경받을만하고 자부심을 가져도 될 직업
34년간 입었던 법복을 내려놓는 기분은 어떨까? 1990년 대구지법에서 처음 판사 업무를 시작해서 34년간 남원지원장,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검 부장판사 등을 거쳐 다시 대구로 돌아와 올 1월 정년퇴임을 앞둔 최종한(77.법학) 부장판사를 지난 12월 26일 대구지방법원의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내년 1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감회가 어떤가요?
34년 동안 법원에서 대과 없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선배 및 동료 법관들과 좋은 직원들이 함께하면서 도움을 준 덕분이고, 특히 감사한 것은 37년의 결혼생활 동안 남편이 오로지 의로운 판결을 하여 억울한 당사자가 없도록 불철주야 기도하고 격려해 준 사랑하는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법관의 자리에서 정년퇴임은 상당히 드문 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대구법원에서 정년퇴임을 하는 법관은 제가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법원에 들어오면 정년까지 근무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퇴직하고 바로 변호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저는 법원에 들어올 때부터 법관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정년까지 근무하겠다고 다짐하였기 때문에 34년간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저로서는 정년까지 대과없이 근무한 것에 대하여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대구지방법원 제5형사부 부장판사의 업무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5형사부는 1심 형사 단독판사가 재판한 사건에 대한 항소심을 담당하는데 제5형사부는 일반 형사 사건 외에 소년 사건, 위증 사건, 부패 사건, 마약사건 등을 전담으로 하기도 합니다. 1년에 접수되는 사건은 형사본안 사건과 신청 사건을 합해서 약 1,200건 정도로서 한 달에 100건 정도 처리해야 하는 꽤 많은 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기억에 남거나 보람 있었던 사건이나 인물이 있으신가요?
지난 1968년 동해에서 어로 작업 중 납북되었다가 귀환한 어부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아 확정된 판결에 대한 재심청구사건이 최근 있었습니다. 불법 구금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된 점, 다른 납북 선원들이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점 등을 감안해 무죄를 구형했던 사건이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2007년 사법연수원 교수로 근무할 당시 유급과 공부의 중압감에 힘들어하는 학생을 매주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조언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여 무사히 사법연수원을 수료하여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난 2022년 대구변호사회 법관평가에서 우수법관으로 선정됐습니다. 그 의미와 소감 부탁드립니다.
제가 특별히 다른 법관들 보다 재판을 잘 진행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정약용 선생님이 일찍이 「청송지본(聽訟之本)은 재어성의(在於誠意)요, 성의지본(誠意之本)은 재어신독(在於愼獨)」(재판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의 얘기를 잘 귀담아 듣고 항상 신독(愼獨)해야 한다)라고 하신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아 저는 항상 공정한 재판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신독의 자세로 재판에 임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과분하게도 우수법관이라는 좋은 평가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년퇴임 후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저는 당분간 휴식 하면서 운동이나 해외여행을 하면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그 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변호사로서 새로운 활동을 하기를 원합니다. 법관으로 있을 때는 오로지 실체적 진실 발견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앞만 보고 노력하였습니다. 변호사가 되면 재능기부도 하면서 사회적으로는 주변과 뒤를 돌아보면서 소외된 자, 어려운 자, 사회적인 약자, 고통에 빠진 자를 돌아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삶과, 교회에서는 법조인의 비전을 가진 청년 학생들에게 공부 방법과 노하우 그리고 법조인의 자세나 사명 등을 가르쳐 주면서 신앙도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순례자의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동문으로서 모교에 관한 생각과 소회가 있으신가요?
천마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었고 학교의 배려로 고시원인 ‘의인정사’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여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지금까지 법관으로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모교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은 오로지 저의불찰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면 모교와 후배들에게 재능기부나 특강 등 다른 모습을 통하여 도움을 주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후배법조인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법조인의 직업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직업이기도 하지만 영적으로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에 의하면 법조인은 하나님을 경외(敬畏)하고 진실무망(眞實無妄)하며 사람들로부터 칭찬받는 자로서 불의한 재물을 미워하는 자라고 합니다. 법조인은 그 자체로 귀하고 존경받을만하고 자부심을 가져도 될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극히 일부분이 법조인의 본분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여 지탄받는 경우가 있지만은 이는 빙산의 일각이고 절대 다수의 법조인은 존경받을만하고 사회를 선도하는 엘리트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