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이름으로 – 칠순 실버 부부의 시즈오카 캠핑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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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5-07-29 13:43 조회 130회 댓글 0건본문
백호기 (71.행정)
저는 행정학과를 나온 백호기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실버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취미는 여행을 좋아하여 50여 개국 세계여행, 국내 여행과 산행, 지금은 트레킹을 합니다.
특히 캠핑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전국 캠핑을 약 300여 회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실버의 삶을 사는 동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여행 경험을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후모톳바라 캠핑장에서 백호기 동문 부부
나 자신에게 자문해본다.
“내가 왜 이 쉽지 않은 해외 자유 캠핑여행을 하고 있을까?” 단순한 대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꼭 하나만 고르라면, 순간의 즐거움, 그리고 오래도록 함께할 행복의 원천. 좋은 추억은 시간이 흘러도 낡지 않고, 오히려 내 삶의 향기를 더해준다.
이번 여행은 특별하다.
칠순을 넘긴 나와 아내가 함께 떠나는, 인생의 새로운 장과 같은 여정이다. 후지산 자락의 후지노미아시 후모톳바라 캠핑장에서 야영하고, 후지산 주위에 산재 한 폭포, 호수, 해변의 자연을 걷고 바라보는 트레킹 여행. 자유로운 하늘 아래, 자연이 그려낸 풍경을 감상하고 그 속에 우리만의 추억을 새기는 것이 이번 여행의 중심이다.
자유여행이란 이름은 낭만적이지만, 그 준비는 결코 쉽지 않았다.
수십 차례 패키지 여행을 경험해본 나에게도 직접 동선을 짜고, 항공권과 숙소, 렌트카와 캠핑장을 예약하고, 여행지의 선호도를 일일이 직접 점검하는 일은 작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어려움이 여행의 보람이 되고, 끝엔 짙은 희열이 밀려온다. 아내는 가성비를 체크하며 준비를 했고, 후지산이 객실 창밖에서 그림처럼 펼쳐지는 마지막 날의 호텔까지 모든 계획은 정성스럽고 촘촘히 짜여 졌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고마움과 존경이 스민다.
자유란 어떤 느낌일까?
일정을 내가 정하고, 가고 싶은 곳, 머물곳을 내가 선택하고,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쉴지를 오롯이 나와 아내가 결정하는 것. 이 단순한 진리가 주는 충만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둘만의 이견을 맞추면 되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여행이 아닌가 싶다.
물론, 운전은 긴장의 연속이다.
일본의 좌측통행, 방향지시등과 와이퍼의 위치가 반대인 낯선 시스템 속에서 손에 땀을 쥐고 핸들을 잡는다. 긴장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 또한 마치고 나면, 나는 또 하나의 자유를 이뤄낸 기분이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가장 깊이 생각한 곳은 시즈오카라는 지명이었다.
나에겐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청소년 시절, 아버지께서 여러 번 말씀해주셨던 곳이기 때문이다. 1945년 해방 전후, 젊은 청년이었던 아버지는 이곳의 한 광산에서 징용 노동자로 일하셨다고 했다. 삶의 무게를 어깨에 지고 버티던 그 시절. 그때의 아버지를 기억하며 나는 지금, 같은 땅 위에서 자유와 낭만을 누리고 있다. 그 사실만으로도 내 마음은 숙연해진다. 아버지의 시련과 나의 자유, 슬픔과 기쁨이 시간의 다리 위에서 교차한다. 그래서 이번 여행은 단지 나와 아내의 기쁨이 아닌, 아버지에 대한 작고 조용한 헌사이기도 하다. 시즈오카의 자연, 후지산의 고요한 위엄, 그리고 아내와 나의 유쾌한 순간들은 내 인생의 아름다운 페이지로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인생 후반의 나이에 이렇게 한 페이지를 쓰고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살아있음의 기쁨이다.
▲후지산을 담은 캠핑장으로 알려진 ‘후모톳바라 캠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