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노트] 다시 찾은 모교의 봄, 그리고 멈추지 않는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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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6-04-23 09:02 조회 32회 댓글 0건본문
이상일(2010.경碩)
· 천마문인협회 사무국장
경산에서 가깝고 호젓하게 벚꽃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곳이 영대이다. 영대 거울못 중심의 도서관 길과 Love road 길이 명소이다. 연분홍 벚꽃이 캠퍼스를 수놓는 완연한 봄날, 오랜만에 영남대학교 이종우 과학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화사한 봄의 정취 속에서 거울 못과 생명 응용 과학대 연못 주변을 거닐며 40여 년 전 취업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옛 제2도서관 시절을 되돌아보고 싶었다.
캠퍼스 입구의 만개한 벚꽃과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잎들이 바람에 물결을 이루는 풍경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벤치에 앉아 봄날을 만끽하며 머릿속에 맴도는 인생의 번민들을 멍하니 그려본다. 세상을 살며 꼭 할 일만 하고 살 수만 있으랴. 때로는 이런 낭만과 혼자만의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
도서관에 올 때마다 새삼 세월의 빠름을 실감한다. 군 제대 후 취업의 절박함에 쫓겨 방황하며 청춘을 저당 잡혔던 장소라 애환과 추억이 많이 남아 있다.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한 덕택으로 신용보증기금이란 공기업에서 35년이라는 긴 직장생활을 거쳐 임금피크제에 들어갔을 때, 남들은 이제 편히 쉬라고들 했다. 하지만 예순이 넘은 나이에 다시 박사 학위에 도전하기 위해 도서관을 자주 찾았다.
나름의 계획과 목표가 있었기에 늦깎이 박사 공부를 시작했다. 통계학에 영어 공부까지 해야 했던 엄청난 스트레스 속에,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기 보다 목표를 정해 고군분투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 위안이자 자부심이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고 무기력해지기를 거부했던 그 치열한 도전의 결과,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고 현재는 경영지도사로서 인생의 제2막을 활기차게 열어가고 있다.
또한, 영남대학교 천마문인회 초대 사무국장을 맡아 동문과 문학적 교감을 나누며 일상의 소중함을 책으로 엮어내는 기쁨도 누리고 있다. 그동안 직장생활 하면서 만났던 직장동료들과는 또 다른 다양하고 폭넓은 만남을 통해 인생의 풍미를 맛볼 수 있기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에 삶의 진정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다.
오랜만에 찾은 이종우 과학도서관은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세련된 카페테리아식 공간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후배들이 마음껏 사색하고 학문에 정진할 수 있도록 완벽한 환경을 갖춘 모교의 눈부신 발전에 든든함과 자부심을 느낀다. 옛 추억을 그려보기 위해 연못을 거닐며 옛날을 회상해보며 문득 떠오른 봄날의 즉흥시 한 편을 적어본다.
40년 전 청춘과 미래를 몹시도 앓았던 흔적이 남아 있는 생명과학 연못 벤치에 앉아 눈부신 봄날의 풍광을 잡아본다.
그 옛날 투영해 놓았던 추억과 흔적들은
아직 연못가 벤치와 버드나무 가지에 매달려 연둣빛 새순으로 피어나고 있는데.
인생 후반전을 맞아 흩날리는 벚꽃과 무르익는 봄을
따뜻하게 부여잡고 ‘삶이란 무엇인가? 다시 한번 매달려 본다.
수많은 나날과 그 많은 사람이 얻고자 했던 답은 아직 진행형이지만
오늘도 봄바람에 춤추는 꽃잎만 밟아보고 미소 지을 뿐이네.
어느덧 예순을 훌쩍 넘겨 맞는 봄이건만 앞으로 남은 봄날 동안
이런 열정과 추억을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삶마저도 뜨겁게 사랑하며 살고 싶어진다.
사랑하는 영대 후배들이여! 지금 여러분이 누리는 이 훌륭한 캠퍼스의 환경은 꿈을 향해 도약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때로는 취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방황하겠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길 바란다.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여러분을 지원할 인프라와 든든한 동문 선배들이 곁에 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여러분 삶의 가치이자 훈장이 됨을 잊지 말자. 모교의 눈부신 봄날, 후배들의 빛나는 청춘과 거침없는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