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노트] 설 자리 잃은 대학 총학생회…변화의 주체는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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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6-03-03 10:41 조회 57회 댓글 0건본문
조현희(19. 경제금융)
· 총동창회보 편집위원
· 영남일보 기자
2026학년도 총학 선거 투표율 25.9%
취업난 등 여러 요인 맞물려 무관심 심화
총학은 학생 입장 대변하는 강력한 기구
무관심 지속될수록 학생 자신에 피해
“총학생회 선거가 치러지는 것을 선거 당일 학교에 와서 알았어요. 주변에서도 학생회 활동을 하는 친구들 말곤 관심 없는 분위기예요.”
몇 해 전 대학가를 취재하며 들었던 이 목소리는 오늘날 학생자치기구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대학가에서 학생 집단을 대표하는 기구인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총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도 나와 ‘총학 무용론’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정족수 미달로 선거 자체가 무산되는 일은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 일상이 됐다.
수치로 나타나는 지표는 더욱 충격적이다. 취재 당시(2023년 12월) 우리 대학교 총학 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35.80%. 학생 10명 중 7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더 충격적인 건 갈수록 이런 무관심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26학년도 총학 선거 투표율은 25.9%. 2년 만에 약 10%포인트나 감소했다. 단과대별로 살펴보면 투표율이 한자리에 그친 곳도 있었다.
비단 우리 대학교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과거 총학의 전성기와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군사 교육단체인 학도호국단이 학생 대표 역할을 했던 시기에서 벗어나, 1986년 전국 대학에 총학이 출범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학생들의 호응이 열렬했다. 후보들도 서로 총학 권력을 잡기 위해 열띠게 경쟁해 더욱 주목받았다. 총학에 대한 무관심이 본격화된 건 IMF 이후부터다. 심화된 취업난에 대학가는 각자도생의 현장이 되고 학생들은 대학 현안보다 자신의 ‘스펙’에 몰두하게 됐다. 팬데믹 시기 실시된 온라인 투표 또한 무관심이 가속화되는 데 한몫했다.
그렇다면 총학은 내 삶과 정말 상관없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총학은 학생들의 입장을 어떤 집단보다 학교에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자치기구다. 학생 개인이 맞닥뜨리는 거대한 문제 앞에서 ‘스피커’의 역할을 한다. 일례로 팬데믹 당시 비대면 강의로 인해 수업의 질이 낮고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됐을 때, 총학의 건의로 비대면 수업의 50%가 대면 방식으로 전환된 바 있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은 무관심 위에서 번창하며 무관심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경고와 같다. 선거 참여나 사회 이슈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우리를 둘러싼 현안을 외면하고 피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총학 또한 마찬가지다. 학생들의 관심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무관심이 깊어질수록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힘을 잃고, 이는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돌아간다. 대학의 한 구성원으로서, 학생으로서 겪는 불편이 있다면 올해 총학 선거에는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일상이 바뀔 것이다.
▲지난 2019년 실시된 우리 대학교 총학생회 선거 모습 (본인 촬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