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히트상품 - 한찬규(78.법학.서울신문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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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1-09-05 00:34 조회 1,390회 댓글 0건본문

지난해 11월, 어느 카페 사장이 영남대를 찾아 1000만원을 기부했다. 영남대 경산캠퍼스 인근에서'아델라인'카페를 운영하는 박도영 대표다. 온 나라가 코로나19에 신경이 쏠려 있는 상황에 신선한 뉴스였다.
영남대 홍보팀은 이를 미스터 트롯 이찬원의 선한 영향력이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10월 에'이찬원의 엄마팬클럽'이 영남대에 장학금을 기탁했다. 박 대표는 이 뉴스를 보고 이찬원 팬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를 보고 자신도 기부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이후 영남대에 발전기금을 내겠다는 사람들이 이어졌다. 구미의 70대 할머니는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10만원을 보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기탁자도 200만원을 영남대에 보냈다. 모두 이찬원의 선한 영향력 때문으로 여겨졌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4년제 대학도 입학정원 채우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혹자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우리 지역에도 올 신입생 모집에 이 위기가 닥쳐왔다. 영남대 인근의 한 대학은 올해 입학정원이 크게 미달됐다. 이로 인해 총장이 사의를 밝히는 등 대학이 홍역을 치루고 있다. 다행히 영남대는 나름 선방했다. 그러나 올해 선방이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 모든 대학이 긴장하는 이유다.
필자가 입학 할 때만 해도 영남대는 한강 이남의 최고의 대학이었다. 당시 대학 입학시험은 1차와 2차 나눠 있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북대 등이 1차였고, 성균관대와 영남대는 2차였다.
2차에서는 성균관대가 탑 클래스였지만 대구경북 수험생 상당수는 서울대에 떨어지면 성균관대에 지원하지 않고 영남대에 지원했다. 지금은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그때는 당연하다고 여겨졌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지역 국립대는 영남대의 경쟁이 되지 않았다. 이 같은 평가는 숫자에서 나타났다. 당시 영남대의 사법과 행정 등 고시 합격자수는 지방에서는 상대가 없을 정도로 많았다. 전국에서 3등 혹은 4등을 늘 지켰다. 서울 명문 사학보다 고시 합격자가 더 많을 때가 허다했다.
필자와 같이 영남대에 입학한 동료들도 이를 여실히 증명했다. 합격자가 많아 그들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할 정도다. 그 중에는 법조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야당의 유력 정치 지도자로 활약하는 이도 있다.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 법률사무소를 차려 놓고 활동하는 변호사도 상당수다. 행정고시 합격한 뒤 관계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한 이도 있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니 굳이 서울 사립대에 가거나 지역 국립대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다.
경쟁력을 갖춘 대학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남는다. 과거 대학의 경쟁력은 고시 합격자 배출 숫자였다. 지금은 여기에 한정돼 있지 않다. 다양한 분야에서 대학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미스터 트롯이 영남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줄은 누가 생각했겠는가.
영남대는 타 대학에 비해 경쟁력에서 뒤지질 않을 많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잇따라 발표되는 교수들의 훌륭한 연구 실적, 학생들이 학업에 몰 두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갖춰진 캠퍼스, 타 대학에 뒤지지 않는 장학제도, 25만 동문들의 든든한 지원 등등.
그러나 이 정도는 다른 대학도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다. 타 대학이 따라올 수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는 영남대만의 대표 상품이 있어야 한다. 다행히 영남대에는 그 상품이 있다. 새마을운동 교육이다. 세월이 흐르고 정권이 바뀌면서 새마을운동의 취지가 많이 퇴색됐다. 하지만 새마을운동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정을 해 준다. 해외 많은 나라에서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공무원 등을 국내에 파견하고 있다. 이 많은 해외 유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은 영남대뿐이다. 다른 대학은 영남대의 새마을운동 교육을 흉내 내기도 힘들다.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몇 안 되는 지역 생존 대학 중 영남대가 있다면 그것은 히트상품 새마을운동 교육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