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칼럼] 대학 전공 허물기와 적자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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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4-03-26 09:10 조회 278회 댓글 0건본문
심준섭 (79,경영)
경운대학교 교수
투자경영전공
지금 대학마다 ‘무(無)전공’, ‘광역모집’ 등 지금껏 듣도 보도 못한 ‘벽 허물기’가 한창이다. 교육부는 ‘전공자율선택제’ 선발 비율이 25%이상 확대 하도록 했고, 각 대학은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해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폭넓게 열었다. ‘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대학이 일방적으로 틀에 짜여진 과목 이수에서 학생 스스로 전공과목을 설계, 선택하는 시대가 열렸다. 관심분야를 고려해 수강신청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런데 대학생 가운데 얼마나 자신의 전공을 설계할 수 있을까? 과연 무전공과 계열별 모집의 일률적 확대가 정부의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최선의 방안일까? 지방대학 입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입시생들의 수도권 진출로 현재 정원을 채우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브랜드 파워’가 센 서울·수도권 대학과 인기 학과 쏠림 현상이 심해지자 대학의 선택에도 후유증이 드러났다. 일부 학생들은 ‘커트라인이 낮은 대학의 학과에 합격한 뒤 나중에 다른 전공으로 전과 하겠다’는 잔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대학의 서열화가 고착화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대학들도 이미 신입생 모집에 인기학과의 전과를 전제로 학생모집에 나섰다. 이렇게 전공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면 비인기 전공은 점차 사라지고, 교수들의 가르칠 과목도 설계하기 어렵게 된다. 결국 폐강으로 이어져 전공 통폐합으로 이어진다. 이에 학생들은 ‘무엇을 공부할까’보다 대학의 이름에 따라 선택하게 되어 대학의 서열화를 부추기게 된다. 그러면 ‘지역 대학은 점차 고사되는 길을 걷게 된다’는 예견이 나온다.
이미 지각변동은 시작됐다. 지난해 비수도권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10곳의 공통점은 ‘전공 벽허물기와 교육혁신’이다. 글로컬대학은 인구감소와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지역대학의 위기가 심화되자 ‘혁신을 통해 생존 가능성을 높인 30곳을 뽑아 집중 지원한다’는 취지다. 게다가 정부는 2025학년 부터 수도권 대학과 거점 국립대가 무전공 학과 선발을 확대할 경우 재정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학생 선발을 재정 지원과 연계하면서 사실상 강제성을 띤 정책으로 밀어 붙였다. 적자생존의 길이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지난달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세미나에 참석한 총장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정부가 무전공 선발을 25%까지 추진에 대해 총장 47명(46.1%)이 ‘정부가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다소 높다’고 응답한 총장도 23명(22.5%)으로 총장 10명 중 7명이 ‘무전공 선발 확대’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부산대는 현재 학부 4년간 교육 과정을 학생 스스로 설계하는 ‘PNU,펜토미노’ 시스템을 도입을 검토중이다. 여기다가 학과가 공동으로 융합 수업을 개설하는 ‘전공탐색 학부’에 입학 후 진로에 따라 다양한 학과 수업을 수강하는 ‘전공특화 트랙’도 신설키로 계획이다. 이는 전공 선택권을 넓히는 것으로 지역 사회와 협업이 강화된 선택이다. 교육부의 ‘국립대학 육성사업’에 올해 ‘전공자율 선택제’를 주요 지표로 활용해 지원금(인센티브)을 주기로 하여 ‘전공벽 허물기’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이런 결과로 지방대학의 서열화를 더욱 부추기는 현상으로 고착 될 것이다. 국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방 사립대는 더욱 설 땅이 줄어들고 있다. 영남대학은 기대와는 달리 지난해 10곳의 글로컬대학에 선정에 들지 못했다. 참으로 아쉽다. 대학은 현재 생존의 기로에 있다. 영남이공대학교와의 통합을 추진, 혁신적인이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도 가열차게 추진되길 기대한다. 모교인 영남대의 부흥은 동문들의 염원이다.
결국 대형 사립대학인 영남대는 ‘전공벽 허물기’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이 시점에서 대학과 지자체, 산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글로컬대학사업 추진’에 대학의 구성원과 모교를 아끼는 선,후배들에게 좋은 방안을 다시 물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