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정규 교수의 마음처방전] 4. 나는 여전히 나만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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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5-07-29 13:27 조회 99회 댓글 0건본문
사공정규 교수 (83.의학)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자 과장, 동국대학교 심신의학연구소장.
대통령 자문기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교육부 위(Wee)닥터 자문의 대표, 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이사장, 한국생명연대 공동대표, 경상북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등을 맡고 있다.
또한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동창회장과 영남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운영위원·미디어위원장을 맡으며 동문 사회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정신의학과 인문학을 융합한 치유적 메시지로 널리 알려진 ‘힐링닥터 사공정규’라는 닉네임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차례
1. 열심히만 살면, 정말 행복할까?
2.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들까?
3. 왜 나는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할까?
4. 나는 여전히 나만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나만 생각하고 있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인지심리학의 대가 장 피아제는, 2세부터 7세까지의 아동이 자아중심적 성향을 보이며 모든 것을 오직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자아중심성(自我中心性)’이 이 시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기의 아동은 자기 자신의 주관적인 세계와 외부의 객관적인 세계를 구별하지 못하는, 이른바 주객미분화(主客未分化)의 상태에 놓여 있다. 또한 자신과 타인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자타미분화(自他未分化)의 상태에 머문다. 즉, 세상의 모든 현상을 자기 중심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다른 사람도 느낄 것이며,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은 다른 사람도 알고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다른 사람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 있는 아빠가 세 살된 딸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있니?”라고 묻자, 아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아빠가 엄마를 바꿔 달라고 요청해도 여전히 말없이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이는 아빠가 자신의 고개 끄덕임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두 형제가 아빠와 함께 엄마의 생일 선물을 사기 위해 쇼핑을 갔다. 형인 8세 소년은 여성 가방을 골랐고, 세 살된 동생은 모형 자동차를 선택했다.
집에 돌아와 동생은 엄마가 기뻐하길 기대하는 표정으로 모형 자동차를 내밀었다. 그의 행동은 자아중심적인 것이다. 엄마의 관심이 자신의 관심과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엄마의 생일 선물로 고른 것이다.
‘자아중심성’에 관한 피아제의 연구 중 가장 널리 인용되는 것은 ‘세 산 실험(Three Mountains Task)’이다.
이 실험은 서로 다른 모양, 크기, 색깔을 가진 세 개의 모형 산을 테이블 위에 배치한 뒤, 아동에게 이 모형 주위를 돌며 다양한 각도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를 관찰하게 한다. 그런 다음 아동을 모형의 한쪽 편에 앉히고, 그 반대편에는 인형을 놓아 서로 마주보게 한다.
이후 아동에게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이 본 장면과 인형이 본 장면을 각각 고르게 한다. 이 시기의 아동은 자신이 본 모습을 나타내는 사진은 잘 고를 수 있지만, 인형이 본 모습을 고르라고 해도 여전히 자신이 본 것과 같은 사진을 선택한다.
인형의 관점이 자신의 관점과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아중심적 사고로 인해 타인의 입장을 상상하거나 받아들이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자아중심성’은 아동이 오직 자신만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사고방식으로,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결함이라기보다, 아동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특징적인 성질로 이해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자아중심적 사고는 점차 줄어들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감각과 공감 능력을 익혀야 한다.
과연, 우리는 그렇게 성숙해지고 있을까.
성인이 된 우리는 ‘세 산 실험’을 한다면 인형의 시야를 나타내는 사진을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과연 ‘자아중심성’을 넘어서 타인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을까.
필자는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자아중심성을 넘어서고 있는지 실험해보고자 한다.
“과거 또는 현재,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준 사람이 있었나요?”“그와 반대로, 당신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준 적은 없었나요?”
“강의를 들으러 가면 주로 앞자리에 앉으시나요, 아니면 뒷자리에 앉으시나요?”“그렇다면, 당신이 강사라면 청중이 어느 자리에 앉아주길 바랄까요?”
다른 사람이 포토샵으로 보정한 사진을 보여주며 “실물과 사진 중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라고 물을 때, 당신은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반대로 당신이 보정한 사진을 상대에게 보여주며 같은 질문을 한다면, 어떤 대답을 기대하시나요?
누구나 대인관계에서 크든 작든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다.오래도록 좋았던 관계도, 상대의 말 한마디나 행동 하나로 상처가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피해자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을 수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 하여,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 행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기본 원리와 맞닿아 있다.
역지사지란 자신의 입장이나 관점이 아닌, 상대의 입장과 관점에서 그 사람의 생각과 감정, 상황과 경험을 이해하려는 노력 또는 태도를 뜻한다. 서로 다른 배경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이 역지사지를 실천할 때, 갈등은 줄어들고 오해는 해소되며, 상호 이해와 공감도 자연스럽게 촉진된다. 결국 역지사지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이르게 된다.
우리 삶에서 행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조지 베일런트 교수팀은 72년에 걸친 추적 연구를 통해, 행복의 핵심 조건은 ‘좋은 인간관계’라고 밝혔다.또한 카네기 공과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공의 85%는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아닌, ‘좋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성공을 좇으며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고 타인의 관점엔 무심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행복도 성공도, 혼자만의 고군분투로는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관계는 행복도, 성공도 결정짓는 키워드다.
결국, 내 시선을 넘어 남의 시선에서 생각할 줄 아는 사람만이, 행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
36년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와 상담을 이어온 ‘힐링닥터’ 사공정규 교수. 1,000회가 넘는 정신인문치유형 이야기 강연과 즉문즉답(卽問卽答)을 통해, 수십만 명의 마음에 울림과 변화를 일으켜온 그가 전하는, 뼈를 때리되 마음을 살리는, 뇌과학 기반의 실전 마음처방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