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촌 칼럼] 5월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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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5-05-19 13:30 조회 115회 댓글 0건본문
▲사무총장 김일부(79.정외)
계절의 여왕
푸른 동심의 세계
감사와 존경의 마음
봄의 생명력과 대지의 풍요를 상징하는 계절의 여왕 5월. 깜찍발랄한 어린이, 오순도순 단란한 가정, 그리고 태산 같은 은혜의 나날로 이어지는 릴레이 행복 만점의 달이다.
넘치는 생동감에 더해 아름다움을 장식하는 꽃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다. 진달래 개나리 벚꽃 철쭉이 지나간 뒤 이팝나무 모란과 작약 장미가 화려함을 뽐내려고 순서를 기다린다.
중년 이후의 추억 속에 생생한 어린 시절 교정 화단에 넘쳐나던,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채송화와 봉숭아 맨드라미 나팔꽃 등은 애석하게도 안 보인 지 오래다.
꽃집에서도 찾기 힘들고, 대신 그 자리에는 후리지아, 히아신스, 글라디올러스 등 외래종이 차지한 채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 더 익숙한 친구가 되어 있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어 즐거움과 환희, 그리고 기쁨에 찬 분위기가 한 달 내내 이어지다가 5.18이 되면 잠시 정치적인 바람이 스친다. 하지만 올해는 느닷없이 찾아온 6월 대선으로 말미암아 월초부터 온통 정치 일색이다.
그러다 보니 예년 이맘때 안겨다 준 여유롭고 아늑하며 푸근한 느낌이 올해는 빡빡하고 첨예한 정치 소용돌이에 발목이 잡힌 채, 세태를 풍자하는 날선 표현들로 뉴스가 도배되고 있다.
즉, 사법부의 판결이 들쭉날쭉하는 바람에 '법치국가가 아니라 눈치국가'가 되었다며 빈정대는가 하면, ‘조선 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먹는 나라다'는 발언에는 '문과 이과 다 필요 없고 전과(있는게)가 최고다'는 씁쓸하고 역설적인 풍자가 화제를 모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형수님도 가족이니 형수님께 욕은 하지 말자'는 모 여성 국회의원의 연설도 여운을 남겼는가 하면, 선진 10대 강국인 나라에서 '야만국가냐 민주국가냐'라는 새삼 근본적인 문제로 때아닌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올해와 같은 이런 분위기일수록 정치적인 바람이 담장을 넘고 집안까지 파고들어, 가족 간의 관계마저 어지럽히는 걸 경계하며 본래 5월을 만끽하는 슬기가 요구된다.
어린이들의 생기에 찬 모습은 어린이날 노랫말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와 함께 '동심의 세계는 모든 어른들의 마음의 고향'이라는 월간지 '샘터'의 슬로건도 5월이 되면 떠오르는 문장이다.
또, 5월을 읊은 표현 중 놓칠 수 없는 것은 70년대 중후반부터 대학생들 사이에서 종교를 떠나 한 권 이상은 읽어 봤을, 법정 스님의 글 속에 인용된 '5월의 솔바람 팔고 싶으나 그대들 값 모를까 그게 두렵네(오월매송풍 인간공무가)'도 있다.
그리고, ‘...달에는 은도끼로 찍어 낼 계수나무가 박혀 있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영원히 아름다운 진리임을 오늘도 믿으며 살고 싶습니다...’는 정한모 시인의 ‘가을에’라는 시의 한 구절은, 무공해 순수 동심을 노래한 것으로 외면할 수 없는 속삭임이 아닐까 한다.
아무쪼록 불쑥 찾아온 대선을 앞두고 나랏일을 걱정하는 와중에도 부모님과 스승의 은혜를 새기고, 또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투명하고 해맑은 자녀나 손주와 같이 모처럼 동요를 불러 보는 5월이었으면 한다.





